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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_'라장스' (L'AGENCE, 2021)_파리의 멋진 집들은 얼마일까? 파리 랜선투어 가능한 리얼리티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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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 융단 2022. 2. 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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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유튜브 채널인 '조승연의 탐구생활'의 '프랑스인들이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2 보고 화난 이유' 편을 봤는데, 파비앙이 출연해서 프랑스인들은 진짜로 이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는다며ㅋㅋ 진정한 파리를 알고 싶다면 다른 걸 보기를 추천해줬는데, 그중 하나가 이 '라장스' 였다. (다른 하나는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셀링 템파'나 '셀링 선셋' 같은 시리즈를 찾는다면 미국과는 다른 프랑스 부동산의 매력을 느끼기에 좋을 것이다.
건축, 인테리어, 부동산 쪽에 관심있다면, 또한 이 코로나 지옥에서 잠시나마 파리에서 내가 살 집을 찾는다는 대입을 한다면 재미있을 것이다. 핀터레스트에서 보던 집들이 구석구석 나온다.
게다가 보통 여행객들은 잘 가보지 않는 다양한 구역의 파리도 볼 수 있다! 몇 년 전 여행 중 파리 거리를 걸으며 '저기엔 어떤 사람들이 살까? 내부가 어떻게 생겼을까? 언제 지어졌을까? 얼마일까?' 등등 궁금한 적도 많았는데, 이 쇼에서 실로 어마어마한 집들과 매물 가격, 내부, 건축가, 지어진 년도 등이 소개되어 개인적으로는 흥미롭게 보았다.

핀터레스트에서 본 집 아니냐고..


대충 줄거리

L'AGENCE : 불어로 부동산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부모님과 삼형제, 가끔은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파리에서 함께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쇼이다.
매물 거래하는 것만 나오진 않고, 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온다. 드라마, 영화가 아니라 실제 가족이 출연하는 리얼리티라서 가족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실제 해프닝과 갈등도 볼 수 있다.
부동산 매매와 함께 전개되는 가족에 대한 큰 에피소드들은 다음과 같다.
1. 사무실 가까이 사는 외할머니 '마조'의 남자친구 구하기
2. 첫째아들 마르탱의 결혼식
3. 둘째아들 발랑탱과 마르탱의 이비자에서의 신경질 한판
4. 소심하고 아직 걱정 많은 셋째 아들 루이의 고군분투기
5. 마냥 행복하게 사는 막내아들 라파엘
6. 35년째 꿀 떨어지는 자수성가 부모님, 올리비에와 샹드린
7. 똘똘 뭉쳐있는 남편가족이 종종 부담스러운 F-며느리의 관점

좋았던 점&볼만한 가치


'셀링 템파'와 '라장스'?
프랑스인들이 자신의 일을 어떻게 대하는지, 가족에 대한 생각과 자세 등을 리얼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셀링 템파가 흑인 여성들로 구성된 고급 주택 매물 중개사무소로서 여자들의 우정과 성공을 버무려 전개했다면,
라장스는 실제 가족으로 구성된 구급 주택 매물 중개사무소이고 가족 간의 해프닝을 버무려 전개하였다.
미대륙과 유럽이 서로 다른 곳에 가치를 두듯이, 두 시리즈에서도 그런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다. 나아가 조승연 작가와 파비앙이 얘기한 것도 와닿는다.

셀링 템파에서 그려진 미국인들은 열정적, 활동적, 경쟁적, 워커홀릭, 너보다 내가 더 잘해야 돼! 약간 이런 캐릭터와 분위기. 그리고 사회가 이런 분위기인 것 같다. 요즘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이야말로 자낳괴의 원조 아닐까;; (물론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적어도 바쁜 도시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반면, 라장스에서 그려진 프랑스인들은 뭔가 일을 하고 있는데 여유가 있다..? 시니컬, 가족적, 그리고 의외로 보수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들은 가족이기에 덜 경쟁하고 사기를 북돋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에밀리 파리에 가다' 에서는 프랑스인들이 일 많이 안 하고, 퇴근 후와 주말엔 절대로 일을 안 하고 세상 느긋하고 여가시간을 보내는데 중점을 두는 것처럼 그려진 경향이 있다. 파비앙도 이 부분은 인정하지 않는다며ㅋㅋ
이 쇼의 출연자들은 이 일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한다. 물론 가족운영으로 시간을 유연하게 쓰기도 하겠지만 자신들의 고객에게 최상의 만족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었다.

프랑스의 가족 풍경, 시월드는?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고부관계이다. 서양권에서도 고부,장서갈등이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덜 할 것 같다.
일단, 각 부모님과 딱히 만날 일이 많이 없는듯 하다.ㅋㅋ 이 쇼에서도 시어머니인 샹드린과 첫째, 둘째 며느리들이 그냥 서로를 딱히 신경 안 쓰는 것처럼 보임ㅋㅋ 그렇지만 아버지인 올리비아는 장모님과 매일 보지만, 이들도 딱히 서로 생활을 터치하거나 많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런데, 이런 부모도 자기 자식과 관련해서는 쿨하지 못했는데.. 프랑스 사람들 엄청 개인주의이고 칼 같아서, 20세 이후에 서로에게서 완전 독립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가족은 그렇지 않았다. 일을 같이 하며 매일 보고, 서로가 베스트 프렌드일 정도로 깊은 애착이 있어서 어떤 때에는 곤란한 부분도 보였다. 특히 첫째 아들 마랑탱이 와이프의 직장 때문에 포르투갈로 이사하는 결정을 할 때였다. 쿨하게 보내줄 것 같던 프랑스 부모도 자식을 보내기 싫어하고 자식들도 아직 부모에게서 감정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구나 싶었다. 심지어 마지막화에서는 며느리의 직장을 고려하지 않고 아들 내외를 가지 못하게 하자며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여서 당황스럽긴 했다;;


하튼 그 와중에 바람직해 보였던 점은, 이 곤란한 얘기를 남편이 시부모에게 직접 말하게 하는 점이다. 마르탱도 정말 말하기 힘들지만 그것을 와이프에게 떠넘기지 않는 점. 자기 부모님은 각자가 확실히 챙기고 책임지는 분위기 인 것 같다.
그리고 본인 아버지 생신 파티는 형제들끼리 뭉쳐 기획하고 모두 준비한다는 점이 참 인상 깊었다. 확실히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는 '대리효도'라는 개념은 없는 듯.
그리고 사형제의 사이가 너무 좋아서 보는 내내 눈을 의심했다. 주변에서 사이좋은 자매는 많이 봤어도, 그저 잘 살아 있겠지 하는 형제들만 봐서 그런 것 같다;; 특히 아빠와 4형제가 함께 카이트서핑을 하는 모습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었지만, 참 황홀하고 부러웠다.


국내 부동산 업계에 대한 아쉬움


이 시리즈에서 나온 부동산 업자들이 파리에서도 일반적이지 않을 수 있고 고급 매물을 중개한다는 특수성?이 있지만, 순전히 이걸 보고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이 쇼의 중개인들은 어떤 매물이 나오면, 그 매물과 매도자 및 매수자에 대해 최대한 파악하고 최대한 맞는 집을 알선해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건물이 몇 년도에 지어졌는지, 언제 누구에 의해 리모델링이 되었는지, 어떤 스타일이고 어떤 공법이 고급인지, 지금 소개받는 사람에게 이 집이 왜 유용한지, 어떤 동선이 있을 수 있는지, 어떤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지 등등을 소개해 주는 것이 나름 인상 깊었다.

한국에서도 고급빌라 중개인들은 이렇게 하겠지..? 극서민은 그저 땅을 친다.
이건 어느 나라나 매물에 따라서 다르긴 하겠다. 아무리 파리의 이런 중개인이라도 방 하나뿐인 일반 원룸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소개할 수 있을까나?
여하튼, 우리나라는 비슷한 구조의 아파트가 너무 많아서 굳이 중개인이 정성스레 소개할 필요가 없다는 게 어찌 보면 익숙해서 좋다가도 아쉽긴 하다. 그래도 요즘엔 조금이라도 개성을 살려 아파트 리모델링도 많이 하지만, 구조는 어찌할 수 없어 큰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려운 것도 아쉬운 점이다. 비슷한 아파트에서 아파트로의 이사는 더 이상 새롭지도, 설레지도 않을 것이다.
각자의 개성이 묻어있는 집을 더 선호하고, 더 높은 가치로 여기는 상황이 우리나라에서 보편화될 수 있을까? 언제쯤 4인가족=84㎡ 에서 벗어날까? 4인 가족이면 2~30평대, 심지어 40평대의 지금 구조는 너무 답답하고 부족하다고요.. 이거 누가 정한거야



잠깐 열폭할뻔 했으나 다시 돌아와서,
역사를 잘 간직한 고풍스러운 외관에 유명 디자이너들이 작업한 실내 공간들을 보고 대리 만족했던 시간이었다. 파리의 고급 주택들은 최소 30억에서 150억 정도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ㅎㅎ
3월 3일에 시즌2가 공개된다고 한다. 과연 마르탱과 가족들이 어떤 결정을 할지가 제일 궁금하다.
조승연 작가의 '시크:하다' 와 손미나 작가의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라는 책에서 본 진짜 프랑스인들을 이 시리즈를 통해 조금 더 알아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주거환경도 주거자에 맞게 개성화,다양화 되어서 중개인들의 역할도 더 다양하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족들이 운영하는 부동산 웹사이트 : https://kretz.fr/fr/
사진출처 : 넷플릭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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