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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데이' (One day, 2011)_우정과 사랑의 타이밍, 돌고 돌아 만나는 스무번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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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 융단 2021. 9. 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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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day


감독 : 론 쉐르픽 ('라이엇 클럽' 감독, '스톡홀름의 마지막 연인' 각본 등)
원작 : 'One day' - David Nicholls
출연 : 앤 해서웨이(엠마), 짐 스터게스(덱스터), 라프 스펠(이안), 로몰라 가레이(실버)

이 영화를 너무 감명 깊게 봐서, 영화일 뿐이었지만 두 사람 인연의 시작인 1988년 7월 15일이 생년월일인 내 친구가 부러울 정도였다. 아끼는 영화이지만, 또 그만큼 너무 아프고 애잔해서 쉽게 꺼내볼 수 없었다. 영화 포스터처럼 티끌 하나 없이 행복할 줄 알고 마음 놓고 보다가 소리 지르며 입을 틀어막았던 그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

이건 단순히 우정과 사랑 사이의 줄타기를 그린 영화라고만 하기엔 아까운 것 같다.
대개는 한 상대와의 '사랑과 우정'하면 어찌 됐든 한 가지를 택하고 한 가지는 놓게 된다. 라라랜드에서 주인공이 '~했더라면'이라는 가정하에 마지막 상상의 씬이 있듯이 현실에서도 가보지 못한 선택은 그냥 상상만 하는 거다. 이 영화에서의 주인공은 우정도 가졌었고, 결국 사랑에도 골인했다. 최종 선택이 맞는지는 신도 모르고 정답이 없는 게 인생이지만, 결국 돌고 돌아 진정한 사랑의 소중함을 알게 되면서 원하던 삶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원데이 줄거리, 결말 유추 가능>

1988년 7월 15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한 대학교 졸업식 날 만나게 된 엠마와 덱스터.
이때부터 따로 또 같이 20년간 맞이하게 되는 7월 15일의 하루.
우정인지 사랑인지 자꾸 기회를 놓치며
엇갈리는 두 사람의 삶.

1988
졸업식 뒤풀이가 끝난 새벽.
서로를 인식하게 된다.

1989
둘은 코드가 잘 맞았다. 마음속 사랑의 감정이 서로에게 향한다는 걸 알든 모르든
엠마와 덱스터는 둘도 없는 베스트프렌드가 된다.

1990
"덱스, 보고 싶어"
부유하고 인기 많은 덱스터는 자유분방하게 인생을 즐기고, 현실에 치이는 엠마는 오늘도 혼자다.

1991
원하던 일을 하고 있지 않은 현실에 대해 괴로워하는 엠마를 위로해주는 덱스터.
- 난 네가 글 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 당연히 그랬었지. 단지 실패했을 뿐이야.
- 넌 너 자신을 모르는구나. 넌 웃기고 매력적이고 똑똑해. 넌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똑똑한 사람이야.
엠마, 내가 너에게 단 하나의 선물을 줬다면 뭔 줄 알아?
자신감이야.

1992
현실에 갇혀 답답해하는 엠마를 위해 프랑스로 둘만의 휴가를 떠난다.
선 넘지 말라고 했는데, 하나 빼기 일도 아니고 단어 맞추기 게임 하나 빼고 모두 선 넘어버린 둘.

"난 지금 얘기할 사람이 필요해.
다른 사람 말고 네가 필요해"

1993
덱스터 괴상한 컨셉의 TV쇼 진행자가 되었고, 방탕한 생활을 한다.

1994
덱스터 어머니의 발병. 힘든 상황 속에서 덱스터는 엠마를 찾지만, 그 시기 엠마는 선생님이라는 일과 새로운 연애를 시작한다. 가장 원하던 일과 사랑이 뭔지 알지만, 엠마는 차선을 택한다. 남자친구 이안은 좋은 사람이지만 그다지 죽이 잘 맞는 것 같진 않다.

1995
덱스터의 어머니가 죽고 덱스터는 정신없이 쇼를 이어나가지만, 뭔가 해보려고 할수록 점점 꼬여만 가고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엠마는 점점 일과 사랑에 안정을 찾아가지만, 힘들어하는 덱스터에게 마음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1996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 그동안의 간극 때문인지 예전처럼 서로에게 섞이지 못하는 둘.
엠마는 예전처럼 별 것 아닌 일상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지만, 좀처럼 둘만의 시간에 집중하는 못하는 덱스터.
결국 엠마에게 말실수를 하고 만다. 둘은 크게 다투게 되고 예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엠마는 덱스터에게 이 이상의 친구 관계도 끝낼 것을 말한다.

1997-1999
덱스터는 직장을 잃게 된다.
주변의 많던 여자들을 정리하고 실비와 만나게 되지만 둘은 코드가 안 맞아 보인달까

2000
서로의 대학교 친구인 틸리의 결혼식장에서 4년 만에 재회한 엠마와 덱스터.
엠마는 책을 쓰기 시작했고 다시 솔로가 되었지만, 덱스터의 청첩장을 받게 된다. 곧 결혼해서 아빠가 되어버리는 덱스터..ㅠㅜ
서로에게 여전히 마음이 있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제 돌이킬 수 없다는 것에 두 사람은 마음이 복잡하다.
옥상을 내려가면 덱스터는 약혼녀에게 갈 것이고, 다시는 이런 둘만의 시간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직감한 엠마.
그동안 가장 힘들 때 서로 곁에 있어주지 못한 미안함과 그리웠던 마음을 털어내며 서로를 지지하기로 한 엠마와 덱스터.

2001-2002
남편과 아빠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 덱스터. 식당 주방 보조 일을 하며 딸을 돌본다.
엠마는 자신의 책을 출간하고 그 와중에 덱스터 와이프는.. 띠로리~~

2003
혼자된 덱스터는 성공적인 작가가 된 엠마를 보기 위해 파리로 떠난다. 이때부터 덱스터는 마음 깊은 곳에서 원하던 엠마를 직시하기 시작한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사랑을 하고 있는 엠마. 또 이렇게 엇갈린다. 그 와중에 대놓고 엠마의 남자친구를 질투하는 덱스터 너무 귀엽다.
둘은 떨어져서는 잘 지내는 것 같다가도 만나기만 하면 마음이 요동친다.

2006-2007
맴찢.. 엑스 와이프는 한때 상처를 주었지만, 이제는 진심으로 그를 위하는 존재가 되었다.

2009-2011
"코미디는 그만뒀어. 내가 엠마를 웃겼던 적은 내가 계단에서 굴렀을 때 단 한 번이야.
그녀는 너를 훌륭하게 만들어줬어. 그리고 넌 그녀를 웃게 만들어줬지 그것도 정말 기쁘게. 그 점은 내가 항상 감사히 생각해."

"내일 무슨 일이 있든지 간에 우린 오늘 하루를 살았어.
만약 우리가 나중에 우연히 만나게 되면 그것도 괜찮아.
우린 친구가 될 거니까."


모든 인간관계에는 타이밍이 있지만,
남녀 사이의 타이밍은 때론 극단적인 결과로 이르는 것 같다. 평생 보거나, 평생 안 보거나.
이 영화도 그런 사랑과 우정에 대한 전제이긴 하지만
결론으로 보면
서로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함께 성숙해가는
'단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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